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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독서모임(사랑이 한 일_이승우)

twenty 2021. 12. 21. 18:16

 

 
사랑이 한 일_이승우

사랑이 한 일_이승우

이번 독서모임은 이승우 작가의 사랑이 한 일이다. 국내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그게 이승우 작가일거라는 평을 들었는데 정말 그랬다. 상황을 설명하는데 그 설명이 너무 통찰력 있어서 내 감정을 대신 말해주는 기분이었다.

사랑이 한 일은 창세기를 배경으로 작가의 상상력으로 전개되는데 교수님 말씀으로는 이승우 작가가 신학과를 나와서 성경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것 같다고 하셨다. 성경을 재해석해서 표현한게 너무 재미있었고 이 책을 통해서 창세기에 대한 기본 교양을 쌓았다. ㅋㅋ

무교인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의문점도 굉장히 많았고 한편으로 신이 아닌 일반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도 굉장히 많아서 조금 통쾌했다. 사실 신이라 함은 전지전능하심이 당연히 따라 붙는데 창세기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그닥 신이 전지전능한 것 같지 않았다. 하나님이 택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잘 살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혹은 하나님이 택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 역시 선한 인품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대표적으로 하갈의 노래가 그랬다.

아브라함이 자식이 없어서 아브라함의 부인이 하인인 하갈에게 대신 아이를 낳아달라고 떠밀었다. 그리곤 아브라함의 친자식이 태어나자 하갈이 아브라함의 부인을 무시한다는 둥 온갖 모함을 하고 결국 아브라함의 방관을 빙자한 허락으로 인해 하갈은 허허벌판으로 내쫓긴다.

이승우 작가의 문장 하나하나에서 감탄이 나올 정도로 통쾌했다.

당신의 침묵은 비겁하다. 고통을 위장하지 마라. 고통을 가하는 자가 죄책감을 면제받기 위해 부리는 고통의 위장만큼 가증스러운 것이 있을까.

 

이에 대한 교수님의 답변은 그래서 성경이 인간적이라고 하셨다.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반성과 새로운 심경의 변화로 깨달음을 얻어가기 땜에 그렇다고..(사실 한 달도 넘어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리고 하갈에게도 하나님의 음성을 들려주신게 여성 노예에게도 신이 되어주신 것이 그 당시에는 굉장히 자애로운 일이라고 하셨다.

무교인 사람보다 신을 믿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라고 하셨다. 무교는 안 믿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신을 믿는 것은 존재에 대한 의심을 끝없이 해야하기 때문에 어려운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신을 안 믿는 것으로..! 하지만 선하게 사는 것은 무교여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선한 삶을 살고 싶다.

제목에서부터 사랑이 한 일이라 책에서 사랑이 굉장히 많이 언급됐다. 그래서 사랑의 본질에 대해 언급하는 문장들이 있는데..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남자친구랑 헤어져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ㅋㅋㅋㅋㅋㅋ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내보일 수 없고 있으면서 없는 것처럼 감출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잠깐 위장할 수는 있지만 오래 속일 수 없고, 한때 감출 수는 있지만 결국 드러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는 걸
자발적인 것만이 사랑이다. 자발성은 매끈하거나 일률적이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매끈하고 일률적인 것은 비자발적인 것, 부과된 것, 만들어진 것, 강요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이 상단에 언급한 문장 3개인데 어쩌면 내 상황에 잘 맞아서 그랬던 걸지도 모른다. 다음에 읽으면 또 다른 문장을 밑줄치고 싶어질지도.

다음 책은 이승우 작가의 소설가의 귓속말인데 시험이 끝나서 그런가 너무 진지한 책이 읽고 싶지가 않아서 눈에 잘 안 들어온다.. ㅠ 그래도 이승우 작가의 문장 하나하나가 좋아서 천천히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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